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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가 밝힌 북한 "김정일 보약 연구소까지…"

전(前) 북한 엘리트 탈북자 그리고 새터민인 김광진(45)씨와 김형수(48)씨. 두 사람은 구글이 강연을 위해 직접 초대한 인물들이다. 각각 북한에서 돈세탁과 마약재배 활동을 했었다. 2000년대 탈북한 이후 한국에 거주하며 새로운 이름으로 살고 있다. 그들은 매일 쏟아지는 북한 관련 뉴스에 할 말이 많아보였다. 지난 2월 탈북자 북송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는 형수씨는 "뉴스보다 실상이 더 참혹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탈북한 지 1년쯤 지났을 때 어머니가 두만강을 건너셨어요. 한국에서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중국 공안에 잡혀 북으로 다시 끌려가셨죠. 감옥에서 숨을 거두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괴로웠는지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중국을 증오해요." 금수산의사당 소속 만수무강연구소에서 일해온 형수씨는 김정일의 건강을 위한 '식품보약화' 프로젝트 일원이었다. 그에 따르면 탈북 전 연구소에는 약 2000여 명의 과학자들이 김정일 한 사람을 위해 기능성 식품을 만들었다. 90년대 말에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른 '백도라지(아편) 농사'를 위해 함경도 지역에 파견됐다. "불법인지 알면서도 하는 거죠. 재배 판매를 떠나서 마약은 생활필수품이에요. 군 당국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치료약으로 써요. 설사에도 두통에도 뭐든지. 삥두(메탐페타민)는 일명 '얼음'이라고 불리는데 중국에서 재료 수입해서 집에서 자체 제조합니다. '뺑급(등급)'에 따라 값이 차이 나는데 좋은 것은 10달 월급 모아도 1그램도 못사요. 국경지역 주민들은 거의 마약중독자라고 보면 됩니다." 최근 삥두만큼 수익성을 내는 건 대중국 인력수출. 불법거래를 통해 '충성의 당자금'을 많이 만들수록 엘리트로서의 능력을 인정받는다. 영어교사에서 돈세탁 전문가가 된 광진씨의 경우 '날아다니는' 달러를 모아 김정일의 비자금을 채워넣었다. 북한 사투리도 희미해질 만큼 한국에 적응했지만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사회는 안보교육이 전무한 상태다. 민주주의만 있고 국가정체성은 없다.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중인 광진씨는 "(보안)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법을 만드는 정치를 하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혜영 기자

2012-07-18

"북한 70년대부터 돈세탁 김정일 뒷주머니로 갔다"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하며 체제 공고화에 부심하는 가운데 세계인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세미나가 18일 LA 근교에서 열렸다. 세계적인 기업 구글은 이날 웨스트레이크 빌리지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한 연례 서미트 행사에서 '불법 네트워크'를 주제로 전세계 불법거래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연에선 북한과 멕시코를 비롯한 국가들이 다뤄졌지만 관심의 초점은 '마피아 국가(Mafia State)'로 소개된 '김정은 원수' 체제의 북한이었다. 마약.돈세탁.인신매매 등 각종 범죄에 가담했던 탈북자들은 북한이 주도한 불법거래의 생생한 실상을 소개했다. 특히 불법거래의 온상 관련 탈북자 4명이 단상에 올라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다. 본지는 세미나 후, 행사 참석 탈북자 2명을 만났다. 북한 동북아시아은행에서 보험사기 등을 주도한 김광진(45.2003년 탈북)씨는 "1970년대부터 북한은 돈세탁을 시작했고 모인 '혁명자금'은 김정일의 뒷주머니로 들어갔다"며 "1년에 한 번씩 김정일의 생일 때 전달하는데 한 때는 2000만 달러가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자금의 용도에 대해 "김정일이 충성에 대한 대가로 엘리트들에게 많은 선물을 준다"며 "나도 북한에 있을 때 수영장 딸린 콘도에 살며 벤츠를 몰았다"고 설명했다. '백도라지(아편)' 농사에 가담했던 또 다른 탈북자 김형수(48.2009년 탈북)씨는 북한의 마약거래와 중독자 실상에 대해 "도를 넘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오는 의료품 지원이 줄어들자 아편진액을 응고시켜 만병통치약으로 쓴다"며 "삥두(메탐포타민)를 흡입하면 폐결핵이 낫는다기에 나와 내 자식에게도 사용해봤다"고 말했다. 두 김씨는 김정은의 원수 칭호와 관련 "당과 군을 하나로 모아, 자신이 절대 권력의 주인임을 알리는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탈북자들과 강단에 오른 하버드대 쉬나 그라이튼스 정치외교 연구원은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의 생활은 매번 눈물을 참을 수 없게 한다"며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17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행사는 강연자들의 안전을 위해 비공개로 치러졌으며 유엔·외교관계위원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등 정치·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구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핵심이었던 총 4명의 탈북자 증언을 듣고 난 청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구글은 지난 2009년부터 사회공헌 행사의 하나로 민감한 정치·사회 이슈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강연을 주최한 구글 산하 구글 아이디어(Google Ideas)의 제러드 코헨 디렉터는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모든 사회악을 고칠 수 없는 건 사실"이지만 "구글의 영향력을 사용하면 사람들에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아프고, 어두운 현실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 행사의 취지를 알렸다. 웨스트레이크 빌리지=구혜영 기자

201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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